2016. 9. 21. 20:38ㆍLike/Play
오랜만에 뮤지컬.
역시 이지나, 역시 박영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극은 조금 애매하다. 전체적으로 극이 중심을 못 잡는다는 느낌도 받음.
김옥균의 개인적인 고뇌라든지 그 사상을 좀 더 보여줬으면 마지막 장면이 더 설득력이 있었을텐데. 지금으로선 마지막 장면에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생전 김옥균은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였는데, 죽고나선 왜 저러죠? 왜 갑자기 신선같죠...? 포우 영원도 아니고, 지저스도 아니고.... 마지막 장면은 그냥 와장창, 절망 + 떼창으로 끝내는게 나아보임.
강필석은 김옥균 참 잘 어울렸음. 단아한 얼굴, 빛나는 눈동자라는 가사가 찰떡같이 배우묘사....ㅋㅋㅋㅋ
박영수는 잃어버린 얼굴에서도 유약하고 껍데기만 남은 고종을 찰떡같이 연기하더니, 여기선 반 미쳐가는 것까지 완벽. 한없이 무력하고, 유약하면서도 비겁하고 자존심은 있는 껍데기뿐인 왕 고종. 왕 자질 없는 왕이지만 미쳐가는 모습에 연민이 들었다. 극 흐름상, 홍종우의 절망이 더 커야하는데 어째 고종의 비참함과 광기가 더 큰 기분.
같은 연출 아래 같은 역할, 같은 배우라 그런지 잃어버린 얼굴의 스핀오프 같았다. 이쪽에선 옥균이를 부르짖고 저쪽에선 민자영과 대원군 사이에서 무너질 것 같은. 실제로 곧 잃어버린 얼굴도 하니 연이어 보면 재미있겠다. 박영수 계속 고종길만 걷길....
그리고 이지나. 이래저래 말은 많아도 역시 이지나 연출 극은 내 취향인가보다. 조명을 어찌나 잘쓰는지, 조명장인이시다. 조명보러 2층에서도 한 번 보고싶은 마음. 흰 천과 조명, 군무를 참 잘 쓰는 연출. 아 잃얼 보고 싶다. 바람의나라도 보고싶다....
1막은 너무 정신이 없어서 눈이 아팠고, 장면 장면이 좀 겹쳐지면 더 좋았을 것 같긴 함.
곤 투모로우 160921 마티네
김옥균 강필석 / 홍종우 이율 / 고종 박영수 / 이완 김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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