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떠나온 세계> 김초엽

2022. 1. 26. 17:01Like


이야기는 낯선 곳에서 낯설게 시작된다. 다른 인류, 다른 행성, 어쩔땐 로봇. 오히려 울산이라는 배경이 나왔을때 당황했을 정도로 대부분의 배경은 우주 어딘가.
하지만 배경과 등장인물을 제외한 감정과 행동 이유 양상 분위기는 낯이 익다. 공동체의 전체주의같은 규칙, 튀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 불일치감을 느끼는 사람들, 그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그럼에도 존재하는 사랑, 사랑하지만 더이상은 같은 세계를 공유하지 못하는 관계, 절대 만날 수 없는 선들이 단 한번 교차하는 순간 같은 것들.
낯설고 기묘한 비현실의 세계에서 생생한 현실의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재밌다뿐일까, 짜릿했다. 영혼이 반응하는 느낌.

김초엽의 이전 책은 전반적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 삶의 외로움, 그럼에도 도전과 사랑으로 가득한 삶. 좀 더 개인적인 점들의 이야기였다고 기억한다. 이번 책은 선들 그리고 면의 이야기같다. 많은 점들이 모임 선과 그 선이 모인 면, 그럼에도 하나의 점을 잊지 않고 주목하는 것. 멋지고 즐거워 감탄하며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