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villa, Spain (2015)
여덟번째 도시, 세비야. 로마를 거쳐오긴 했지만 로마에선 그저 비행기를 기다렸을뿐, 그리고 그 몇 시간도 더위에 지쳐 늘어져있었을 뿐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다. (그 와중에 뽐삐는 먹었다) 세비야는 이름으로 먼저 알았던 곳이다. 스페인어를 배우고 sevilla를 세빌라가 아닌 세비야로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어찌나 뿌듯했던지. ㅋㅋㅋ 고작 몇 달 배운 스페인어지만 써먹을 생각에 두근두근했고, 세비야는 스페인의 첫 도시였다. 그러나 세비야는 내게 참 고난의 도시였다. 예뻤고 사람들도 친절했지만 정말 무지막지하게, 정신을 잃을 수도 있겠다 싶게 더웠고, 설상가상으로 날 외롭게, 우울하게 하는 일들이 연달아 일어났었다. 외롭고 우울했던 세비야의 나 사실 세비야는 우울, 외로움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도시이다...
2015.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