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나처럼 살지 마라 / 박노해
넌 나처럼 살지 마라 / 박노해 아버지,술 한 잔 걸치신 날이면넌 나처럼 살지 마라 어머니,파스 냄새 물신한 귀갓길에넌 나처럼 살지 마라 이 악물고 공부해라좋은 사무실 취직해라악착같이 돈 벌어라 악하지도 못한 당신께서 악도 남지 않은 휘청이는 몸으로넌 나처럼 살지 마라 울먹이는 밤 내 가슴에 슬픔의 칼이 돋아날 때나도 이렇게는 살고 싶지 않아요스무 살이 되어서도내가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고꿈을 찾는게 꿈이어서 억울하고 어머니, 당신의 소망은 이미 죽었어요아버지, 이젠 대학 나와도 내 손으로당신이 꿈꾸는 밥을 벌 수 없어요 넌 나처럼 살지 마라, 그래요,난 절대로 당신처럼 살지는 않을 거예요자식이 부모조차 존경할 수 없는 세상을제 새끼에게 나처럼 살지 말라고 말하는 세상을난 결코 살아남지 않을 거예요 아..
2015.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