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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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nezia, Italia (2015)
다섯번째 도시, 잘츠부르크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도착한 베네치아. 부다페스트에서 프라하까지 야간열차 한 번 타봤다고 이번에는 여유만만하게 야간열차를 기다렸다 탔는데, 오마이. 나는 잘츠부르크에서 새벽 1시 반에 기차를 탔는데 내 객실에는 이미 두 명이 자고 있었다. 아침에 들어보니 빈에서 출발했다고... 내 침대는 3층, 근데 너무 높고 좁고 사다리는 무섭고 사람들 깰까봐 미안하고 올라가도 겨우 눕기만 할 수 있을 정도로 천장은 가깝고 ㅋㅋㅋㅋㅋ 심지어 엄청 높은데 작은 팔걸이? 하나뿐. 떨어지면 최소 중상이다 싶어 벽에 붙어 잤었다. 기차는 부다-프라하 야간열차보다 훨씬 깨끗하고 아주 시원하다못해 추웠지만 정말 불편했다 ^_T 혹시라도 누군가 야간열차 예약을 하려고 한다면, 부디부디 제발 아래층으로 예약..
2015.08.14 -
Salzburg, Austria (2015)
잘츠부르크는 베이스캠프 정도로만 생각해서 여기선 뭘 할지 전혀 생각하지 않았는데 하루를 꽉 채워 머물게 되었다. 식이는 조금 지루해했고 나는 멍 때릴 수 있었던 도시. 강가 벤치에서 다리를 베고 누워선 낮잠을 늘어지게 자기도 하고, 반짝이는 강물을 보며 하염없이 걷기도 하고. 시간에 지쳐 찾아간 수도원 맥주는 정말, 정말 최고!! 씁. 다시 마시고 싶다.... 유난히 가족들, 유모차, 자전거가 많았던 잘츠부르크. 자전거를 탄 사람들은 방향을 꺾을때 손을 쭉 뻗어 표시를 했다. 손 깜빡이를 켜는 것 같아 신기하다며 한참을 구경했었다. 좋아하는 사진. 강물이 반짝여 미라벨 정원에도 오기는 왔다. 예쁘기는 했다만 내 스타일은 역시 아니었던 걸로. 야간열차를 타러가는 길도 무섭지 않다니, 오스트리아 치안 짱....
2015.08.13 -
Salzkammergut, Austria (2015)
네 번째 도시 잘츠부르크. 프라하에서 체스키 크룸로프로 넘어가고, 체스키에서 잘츠부르크로 넘어가는 일정이었다. 잘츠부르크를 베이스캠프 삼아 잘츠캄머굿과 독일의 베르히테스가덴을 다녀올 생각이었다. 그러나 계획은 역시 어그러지기 마련. 체스키에 도착한 순간부터 한국 장마같은 장대비가 쏟아지더니 결국 잘츠부르크로 떠나기 직전에야 겨우 멈췄다. 당일치기라 인포메이션 센터에 캐리어를 맡겨야 했는데, 꽤나 예쁘다고 생각했던 돌바닥에 저주라도 퍼붓고 싶은 심정이었다.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하자 정신은 반쯤 나갔고, 인포가 점심시간이라고 문을 닫은 순간부터 그냥 체념했다. 한 번 더 캐리어를 끌고(거의 들고) 가까운 음식점으로 들어가 느긋하게 밥을 먹었다. 다시 끌고 들고 올라온 캐리어를 인포에 맡기고 인포 바로 아..
2015.08.02 -
Prague, Czech (2015)
두 번째 도시, 프라하. 무겁게 들고 온 카메라를 열심히 들고 다녔다. 날이 추웠고 밝았고 평화로웠다. 이대로라면 좋을 것 같았다. 프라하에는 새벽에 떨어졌다. 부다페스트처럼 어둡지만 그보다는 생기있고 밝게 느껴졌던 건 간밤에 푹 자며 불안을 묻어두었기 때문이겠지. 어스름 속에서 웅성거리는 사람들 속에서 코루나를 뽑고 지하철과 처음 타보는 트램을 타고 호스텔을 찾아갔다. 악명 높은 돌바닥은 각오보다는 평이했다. 실은 프라하보다 체스키 크룸로프(이름이 영 안붙는다. 영 내게 안 붙는 도시)가 돌바닥 끝판왕. 짐을 맡기고 나서도 새벽. 조용했다. 푹 잤지만 덜컹거리며 잔 탓에 짐을 맡기며 긴장이 풀어짐과 동시에 피곤해졌고, 프라하는 너무너무 추웠다. 부다페스트에서도 버텼건만, 프라하에서 결국 가죽자켓을 사고..
2015.07.30 -
Budapest, Hungary (2015)
한 달간의 유럽여행. 단어 하나하나마다 설렜던, 한달, 유럽, 여행. 아주 단순하게 비행기표를 질렀고 여행을 떠났지만 갑자기 밀려오는 고민들도 많았다. 이럴 땐가? 이럴 때지. 괜찮을까? 별 수 없지. 여행이란게, 막상 떠나고 보면 그곳에서도 하루하루 살아남는 게 일인지라 풀어야할 고민들을 모두 펼쳐놓지는 못했지만. 내가 살던 맥락 속에서 나를 뚝 떼고 살아가는 일만으로도 객관적으로 날 볼 수 있지 않았을까, 뭔가 괜찮을 걸 채워오지 않았을까 기대해본다. 어쨌든, 난 지금 다시 현실이니까 조각들을 모아보는 것이다. 첫 여행지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였지만 어이없는 나의 실수로 하루를 날려먹고 거의 경유지처럼 지나가버렸다. 비오고 춥고 음울했던 부다페스트는 꽤 멋이 있었지만, 힘들었다. 지친 내게 음울한 부다페..
2015.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