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홀리데이(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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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색을 찾아서
안 덥고 안 습한 환상적인 날씨가 계속되고 코로나 확진 케이스는 날이 갈수록 줄었던 밴쿠버의 여름. 하지만 여전히 주 간 여행은 금지되어 있었다. 캐나다에 오기 전부터 꿈꿨던 록키산맥과 밴프 여행은 내가 있던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에서 알버타 주로 이동해야 했기에 가기가 어렵게 됐다. 캐나다까지 와서 록키를 못 가다니 마음이 쓰렸다. 그래서 어떻게든 BC주 내에서 놀아보자고, 하우스메이트들과 렌트를 해서 놀러 갈 계획을 세웠다. 다들 캐나다스러운 곳, 대자연에 목말라있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아예 문을 닫은 곳이 많아(BC의 밴프라는 조프리 레이크도 내가 있던 기간 내내 문을 열지 않았다.) 선택지가 그렇게 많진 않았다. 고심하다 가리발디 산에 가기로 했다. 물론 가리발디 산 역시 코로나 때문에 등반객의 수를 ..
2021.02.15 -
친구들의 집
밴쿠버를 떠났고 다시 한국이다.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이곳저곳 지원하고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밴쿠버에서도 이력서를 쓰고 여기저기 뿌리며 기다리는 일상을 지냈던 때가 있었지만 마음과 현실의 무게가 같을 순 없겠지. 코로나는 점점 더 심해지고 구직 시장도 얼어붙어 쌩백수의 마음은 쓰라리다. 불안해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과 내가 이 불안함을 온전히 떨쳐버릴 수 없다는 것 모두 너무나 잘 알기에, 불안해하며 재취업을 준비하는 시간과 불안함을 까먹고 즐거운 일을 하는 시간을 나눠보기로 한다. 어떡하지, 해야할 일 사이의 딴 짓이 너무 즐거워. 얼마 전에는 밴쿠버에서 찍었던 필름 사진을 현상했다. 사람보다는 사람 없는 풍경을 더 좋아하고 바다를 너무 좋아하는 내 취향이 고스란히 담겨서 ..
2020.11.20 -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3 슬슬 시동 걸기
1. 출국 비행기표 구매 출국일을 정하고 비행기표를 샀다. 귀국일은 나중에 수수료를 조금 더 내고 미루는 걸로 하고 대한항공 직항 왕복 항공권으로 샀다. 처음엔 에어캐나다로 하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나중에 표 미루는 걸 좀 더 편하게 하기 위해서, 그리고 에어캐나다 캐리어 파손 이야기를 좀 많이 들어서 대한항공으로 마음을 바꿨다. 아무래도, 캐리어가 깨져도 대한항공에서 깨지는 게 클레임 걸기도 쉬울 테니깐. 올해 4월에 최종 레터를 받았고 퇴사는 6월에 했는데 1월 말에 떠난다. 그동안 야금야금 돈을 많이 까먹었다. 애초에 한국에서도 열심히 놀다 가려고 12월이나 1월에 떠나는 걸 염두에 두고 있긴 했지만 막상 떠나려니 조금 더 일찍 갈걸 그랬나 싶다. 한국에서 쓴 돈이 생각보다 (너무) 많기도 하고, ..
2019.12.04 -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2 최종합격과 퇴사, 영어학원, 여권 갱신과 eTA 신청
워홀이라는 (흔하지만) 좋은 콘텐츠가 있다니, 뭔가 써보자고 결심은 했는데 정작 글은 하나밖에 쓰질 않았네 ㅋㅋㅋㅋ 최종합격을 받았던 4월부터 6월 퇴사 그리고 지금 10월까지 별 거 안 했지만 그래도 꽤 많은 일들이 있었고, 차근차근 써보자. 1. 4월 최종합격 그날은 진짜 너무 힘든 날이었다. 아마 다른 글에서 썼던 것 같은데 이미 너무 많은 야근으로 쌓인 피로에 더불어 고객사의 무리한 요구와 내게 몰린 과도한 업무, 같이 일했던 동료에게 전해야 하는 좋지 않은 소식 등으로 정말 몰릴 대로 몰린 느낌이었다. 조금 내려놓을 수 있었다면 그렇게까지 힘들진 않았겠지만, 그땐 힘을 어떻게 빼야하는지, 아니 힘을 뺄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를 정도로 몰려있었을 때라 힘을 줄 수 있는대로 꽉 준 채로 그 폭풍을 ..
2019.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