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사진(2)
-
친구들의 집
밴쿠버를 떠났고 다시 한국이다.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이곳저곳 지원하고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밴쿠버에서도 이력서를 쓰고 여기저기 뿌리며 기다리는 일상을 지냈던 때가 있었지만 마음과 현실의 무게가 같을 순 없겠지. 코로나는 점점 더 심해지고 구직 시장도 얼어붙어 쌩백수의 마음은 쓰라리다. 불안해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과 내가 이 불안함을 온전히 떨쳐버릴 수 없다는 것 모두 너무나 잘 알기에, 불안해하며 재취업을 준비하는 시간과 불안함을 까먹고 즐거운 일을 하는 시간을 나눠보기로 한다. 어떡하지, 해야할 일 사이의 딴 짓이 너무 즐거워. 얼마 전에는 밴쿠버에서 찍었던 필름 사진을 현상했다. 사람보다는 사람 없는 풍경을 더 좋아하고 바다를 너무 좋아하는 내 취향이 고스란히 담겨서 ..
2020.11.20 -
코타키나발루의 선셋 (2019)
8월에는 엄마와 이모와 함께 코타키나발루에 다녀왔다. 셋 조합으로는 당연하고, 애초에 난 친척과 어디를 놀러가는 것이 처음이었다.엄마와 많이 닮았지만 정말 많이 다른 이모. 가깝지만 타인만큼이나 낯선 이모와의 첫 여행그리고 오랜만에 엄마와 가는 여행, 아빠 없이는 또 처음이라 이래저래 설레면서도 책임감이 막중하고 걱정이 많이 되는 여행이었다. 엄마와 이모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항공권 살 때부터 숙소 예약까지 준비 단계에서만 여러 실수를 해서 식은땀을 몇번이나 흘렸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미리 신청해둔 공항 환전 금액을 수령도 하지 않고 비행기를 탔다 ^^! 미친 사람 ^^! 정말로 뒷목이 뻣뻣해질 정도였으나, 비행기가 뜨기 직전에 깨달은 것이 다행이었다. 비행기가 활주로를 달려 뜨기 직전, 데이터가 끊기..
2019.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