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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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동네잡기
이쪽 동네보다는 저쪽 동네가 더 많다. 이쪽보다는 저쪽이 나무가 더 많아서 더 좋아서.낙엽이 가득 담긴 노란 포대는 가을의 흔적 덩그러니요즘은 모래 놀이터를 찾기 어렵다. 그리고 모래가 깔린 놀이터에서는 애들이 잘 놀지 않는 것 같다. 빨래가 있는 풍경이 좋다 귀엽고 사랑스러움 겨울에도 오후 네 시의 햇살은 따끈따뜻 된통 찔렸다 여기도 아직 가을? 느네 집 안 털어간다무지막지 짖어대던 쪼꼬만 녀석 어릴 때 꽤(?) 좋아했던 남자애가 살던(것으로 기억하는) 집 옛날 우리 집 앞엔 큰 목련나무가 있다. 1월인데 벌써 꽃몽우리가 맺혔다. 눈이 한 번 더 왔으면 좋겠는데 이대로 날이 풀리려나 아쉽기도 하고, 다시 추워지면 쟤네는 어쩌나 싶기도 하고. 우리 반 앞에 식수대가 설치되어서 신나게 물놀이를 하다가 몽창..
2015.01.24 -
내리사랑
엄마, 그리고 엄마의 엄마 딸, 그리고 딸의 딸 김장 다라이 가득 잡채를 비비고 사흘은 먹을 갈비를 구워서 한 끼 식탁에 올리는 것은 시간을 압축하는 것 같다 배 땅땅 두드리고 집에 돌아와 갑자기 눈물이 났다
2015.01.20 -
2014년과 2015년의 사이
2014년을 병원에서 보내고 2015년을 병원에서 맞았다. 수술 날짜가 잡혔을 때는 그 때 밖에 시간이 안되니까 어쩔 수 없다고, 그리고 연말이래봤자 신정으로 쇠는 우리집 설 차례 빼고는 중요한 약속도 아직 없으니 괜찮겠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연말에 입원을 하자니 왠지 조금 서글퍼지졌다. 어차피 하루 하루 사람들이 정해놓은 단위들이고 어제나 오늘이나 크게 다를 바 없는 하루일뿐인데도. 그렇게 30일에 수술을 하고 31일은 너무 답답하고 괴로워서 그저 빨리 내일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를 버텼다. 31일 밤은 꽤 괴로웠다. 코를 빈틈없이 막아놓은데다 안이 잔뜩 부어서 점점 답답해지고 있었고 옆 침대 식구들은 한밤중에도 불을 잔뜩 켜놓고 목소리도 줄이지 않고 수다를 떨어내는 판이었고 여러 약들에 취해 낮..
2015.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