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2015. 10. 31. 16:31"   "


다른 제품으로 교환이나 환불 처리된, 고장 난 제품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걸까. 그들은 정말로 고장 났던 것일까. 아니면 단지 잘못 사용되었던 것일까. 그들은 내내 억울했을 수도 있겠다. 딱 그 억울함만이 제대로 된 반응이고 나머지는 모두 잘못인 채로 떠났을지도 모르겠다. 혹시 억울함도 오류반응은 아닌지 걱정하면서

전석순 <철수사용설명서> 220-221p



공감은 삶을 견뎌나가는 가장 큰 힘이다. 사회가 개인의 삶을 보호해주지 못하고 더 이상 사람들이 사회로부터 아무것도 기대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허무감을 이겨낼 수 있는 유일한 힘은 '너도 나도 같이 상처받았다'라는 공감이다. 내 삼이 누군가에게 공감될 때, 그래서 내가 그에게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인정받을 때 삶은 살아갈 만한 것이 된다. 이 상처가 나만의 상처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상처임을 깨달았을 때 시대에 대한 인식이 되고 더불어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용기가 될 수 있다. 그래야 내가 응원받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엄기호 <우리가 잘못 산게 아니었어> 125p



오늘날 가장 가난한 사람들은 일을 하는 계층이 아니라 실업자나 배제된 자가 바로 프롤레타리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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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가 어디인지 알 수 없는 미로나 컴컴한 굴 속에서 희망을 가지거나 어떠한 방법을 모색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처음에는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겠지만, 그것이 전혀 현실을 바꿔놓지 못한다면 대부분 체념, 순응하거나 아니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을지 모른다. 지금 청년세대가 보여주는 몸부림은 이와 유사하다. … 그들에게 패기와 용기가 없다고 질타하는 것은 물에 빠진 아이에게 혼자 힘으로 알아서 나올 용기가 없다고 꾸짖는 것과 거의 유사하다.

오혜진(2013). 순응과 탈주 사이의 청년, 좌절의 에피그램. 우리문학연구, 38, 463-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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