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

2014. 11. 15. 20:41Like/Play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 벗어나지 않고 벗어날 수 없고 그들만의 규칙을 지키며 타인의 접근을 철저히 막는, 부족.

남명렬 배우가 연기한 크리스토퍼는 언어를 신봉하지만 소통은 전혀되지 않는 인물이다. 자기는 옳고 다른 것은 틀린 것이라는 그 태도. 연상되는 인물이 있어 가장 강렬했고 가장 불편했고 가장 보고 있기 괴로웠(짜증났)다. 빌리와 실비아의 이야기보다도 크리스토퍼와 다른 가족들의 관계에 집중하게 된 것도 아마 그 때문인 것 같다.


무서운 내용은 아니었지만 꽉 막힌 답답함, 전혀 소통되지 않는 대화들 때문에 너무 무서웠다. 소리는 나고 있지만 아무 것도 없었다. 빌리가 소리를 거부하고 수화를 택한 것도 그 때문이겠지만 빌리 역시 실비아와 '대화'하지 못하는 상황에 또다시 암전... 뚜뚜.... 


마지막은 잘 이해가 안 된다. 결국 빌리와 소통을 시작한 것은 형인 다니엘 뿐이었던건가? 


개인적으로 포스터가 인물들 간의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마음에 든다. 가족들 누구도 서로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있다. 크리스토퍼는 화를 내고 있고(내가 옳고 내 말이 맞아!) 베스는 외면하고 루스는 보지도 않고(짜증났고) 빌리는 고개를 떨구고 다니엘은 정면을 본다. 부족의 외부인인 실비아는 바깥쪽을 바라본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고 다시 보고 싶은 연출도 있고 연기들도 좋았지만(배우들은 전부 좋다) 다시 보기 힘들 것 같다. 보는 내내 스트레스가 막........




크리스토퍼 남명렬

베스 남기애

다니엘 김준원

루스 방진의

빌리 이재균

실비아 정운선


연출 박정희

작가 니나 레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