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lling

2014. 10. 24. 22:58The Moment


매일매일 시험을 보다가 딱 하루 걸러 시험을 보았다. 시험 중이지만 하루 쉬(어야 하)는 날인데다 날씨까지 좋아서 오랜만에 카메라를 들고 동네 산책을 나갔다. 우리집 카메라는 EOS 조상님 격인 350D. 곧 바디를 바꿔야 하는데, 바꿔야 하는데 하면서 조상님 할아버지 될 때까지 들고다니고 있다. 


렌즈를 고르면서 아무 생각없이 자주 쓰던 시그마를 턱 잡았다가 문득 한번도 안써본 렌즈가 눈에 들어왔다, 그날따라 유난히. 항상 내가 이건 뭐지? 하면 엄마가 늘 그건 접사야, 라고 해서 매번 그럼 됐고! 하고 넘어가던 렌즈였는데 이날은 왠지 써보고 싶어서 무작정 들고 나왔다. 어떻게 쓰는 건지 네이버에 검색하면서ㅋㅋ.... 아주 오래 전부터 우리집에 있었지만 엄마가 자연학교 갈 때만 종종 쓰던 요 녀석은 백마라고 부리는 캐논 EF 100mm f2.8 macro USM 검색해보니 묵혀두기 아까운 렌즈였잖아? 무심한 가방 속에서 이 렌즈도 벌써 할아버지가 됐지만 이제라도 만나서 다행이다. 하지만 쉽게 찍을 수 있는 렌즈는 아니었당 하하 할아버지 같이 공부 좀 해볼까요


어찌됐든 우연히 집에서 발굴한 무거어어어어운 백마랑 신나게 동네 한 바퀴

(사진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Canon EOS 350D F/5.6 1/400s ISO400 100mm


전날까지 비가 내려서인지 여기저기 나뒹구는 잎사귀들이 많았다. 아직은 이르다고 속상해 했지만 그래도 색깔은 이미 꽤 들어있다. 살짝 등장한 헤드라이트는 어설픔의 결과지만 나만의 푼크툼


Canon EOS 350D F/4.5 1/250s ISO400 100mm


Canon EOS 350D F/4.5 1/200s ISO400 100mm


요즘은 빛이 너무 좋다. 가끔은 황홀할 지경. 특히 이맘때 이 시간대의 빛은 황금빛으로 반짝거린다. 잎사귀, 사람들의 정수리, 머리카락, 옷의 끝자락에 황금색 윤곽선이 그려진다. 지나가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지만 그래도 매분 매초 사라지는 것이 아까운 날들이다. 카메라를 들여다 보려다가 카메라 앞으로 지나가는 여중생들의 머리카락이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것을 보고 너무너무 예쁘고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Canon EOS 350D F/4 1/200s ISO400 100mm


가을은 책의 계절

오랜만에 본 책차


Canon EOS 350D F/4 1/160s ISO400 100mm


마음에 드는 사진! 빨간 가방인 줄 알았더니 빨간 실내화주머니여서 더 귀엽다. 고개를 까딱까딱하며 요리조리 길을 꺾어 (아마도) 집으로 가던 꼬마. 나도 저만할때 이곳을 지나 저렇게 집으로 쫄래쫄래 갔었지 크크


Canon EOS 350D F/5.6 1/60s ISO400 100mm


Canon EOS 350D F/4 1/200s ISO400 100mm


우리동네지만 (정확히는 옆 동네지만 주공을 애정하니 크게 묶어 부르겠다) 너무 귀여운거 아닐까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든 빨래들. 비가 내리 오다가 이날 쨍 하고 밝아서 다들 서둘러 빨래를 널었나보다. 한참을 빨래들 앞을 서성였다. 치명적인 알록달록 귀여움


Canon EOS 350D F/4 1/200s ISO400 100mm


가을, 오후 네시, 빛








Canon EOS 350D F/4 1/200s ISO400 100mm


그리고 백마로 찍은 엄마. 집에서 나오자마자 테스트겸 해서 찍었는데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들이 되었다. 소녀같은 엄마. 정면샷은 안 올리지만 정면샷이 정말 사랑스럽다 흐헿ㅎ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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