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 bare the musical>

2015. 8. 14. 12:37Like/Play



커튼콜을 찍어보았습니다. 결론, 커튼콜 찍는 건 매우 어렵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노출이고 셔속이고 다 망해서 에라 모르겠다 자동으로 찍었다. 그냥 raw로 조리개 조여서 찍고 보정으로 살리는게 나으려나? 싶다만 또 언제 카메라를 짊어지고 무대를 보러갈지는... 





















피터 윤소호 제이슨 전성우 아이비 문진아 배두훈 나디아 이예은 

클레어/샨텔수녀 백주희 타냐 배명숙 카이라 김려원 다이앤 이휴 

루카스 전역산 방보용 앨런 문남권 신부 송이주

연출 이재준


베어, 별 생각 없이 갔다가 눈물 찔끔 하고 나왔다. 너는 너여야 한다는 그 흔한 메시지에 아직도.


나디아가 좋았다. 아무도 사지 않는 못난 인형, 더 크면 예뻐질 거란 말도 소용없어, 난 이미 다 큰걸, 못생긴 줄리엣은 왜 안돼. 

씩씩하려고 노력하지만 어쩔 수 없이 밀려드는 열등감, 열등감을 어쩌지 못해 삐뚤게 나가는 마음과 미움, 제게 열등감을 안겨줬지만 소중한 쌍둥이 제이슨을 바라보는 복잡한 표정,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말로 제이슨을 토닥이고 붙잡으려는 그 표정과 말이 참 좋았다. 이예은 배우 좋다.


그리고 제이슨과 피터. 둑을 잔뜩 쌓아서 단 한번도 물 한 방울 새지 않았던 제이슨과 조금씩 조금씩 물을 흘려보내던 피터. 둑이 터졌을 때 피터는 견뎠고 제이슨은 흘러내려가버렸다. 피터가 계속 괴로워하던 것도, 특히 클레어가 전혀 들으려 하지 않을 때 어둠 속으로 사라지던 것도 마음이 아팠지만 불안감에 속으로 참고 참고 버텨야 했고 그러다가 무너진 제이슨이 왠지 더 가슴이 아팠다.



스토리가 군데군데 많이 비어있는 것 같아서 캐릭터 살리고 드라마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럼 더 스킨스랑 비슷해지려나? 

보수적인 카톨릭 학교의 비밀 동성애 커플 소재는 꽤 많다. 바람직한 청소년때도 느꼈지만 한국 학교들을 배경으로 해도 드라마가 확 살 것 같다.... 한국 학교는 충분히 보수적인데다 폭력적이기까지 해서. ㅎㅎ



극을 보고 인터뷰나 원작 관련된 기사들을 좀 찾아보다가 원작에서 다이앤이 동양계라는 것을 알게 됐다. 한국에 올라온 버젼에서는 동양계라는 것을 알 수없으니 그냥 약간 멍청하고 실수가 잦은 학생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동양계라는 설정을 알고 나니 짜증도 이런 짜증이 날 수가 없다. 베어, 분명 성 소수자들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싶어서 성 소수자 제작진들이 모여 만든 거라며. 그런데 그들은 또 다른 소수자들을 이런 식으로 조롱해도 되는 거야? 다이앤은 어눌한 말투로 반에서 무시당하고 (그래서 루카스가 마음에 안 들었다. 제이슨한테만 잘해주면 다야? 다이앤은 무시하고 괴롭히고) 아버지가 카메라가 있기 때문에 연극에 참여할 수 있고 춤도 못 추고 가사도 못 외우고 어려운 문장은 잘 말하지 못하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소수자들의 소수자 차별은 더 끔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