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서 만난 겹벚꽃

2020. 4. 20. 13:49The Moment/Traveling

오늘은 일주일에 한 번, 밴쿠버에서 만난 친구와 영어로 수다 떨며 걷는 날.

오늘은 처음 가보는 루트로 걸었는데, 너무 내 취향의 풍경을 많이 만나서 즐거웠다. 그중 제일은 역시 갑자기 만난 겹벚나무들. 무슨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뒤를 돌자 갑자기 커다란 나무들이 눈에 꽉 차게 들어왔다. 타이밍도 좋게 만개한 겹벚나무들이 줄을 지어 꽃터널을 만들고 있었다. 

너무 예쁘고, 꼭 우리 동네 겹벚꽃 포인트와 조금 닮아있어 꿈만 같았던 순간.

꽃터널 아래에서 한참이나 벗어나질 못했다

 

밴쿠버에 카메라를 못 가져온 게 아쉽지만, 고프로가 생각보다 사진도 괜찮네! 그동안 늘 실패했는데, 다행히도 오늘은 나름 만족스럽다.

오래간만에 햇빛 아래에서 한참을 걷고 이제 꽤 편해진 친구와 말도 안 되는 영어로라도 신나게 떠드니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비록 이 상쾌한 기분을 얻기 위해 잠시라도 머릿속에 꽉 찬 어떤 것들을 애써 잊으려 노력해야 했지만. 멍청한 백인에게 인종차별을 당한 일(그래도 오늘은 반격했다),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한국에 돌아가야 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밴쿠버에 남아있고 싶으면서도 코로나로 달라질 세상 속에서 홀로 버틸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The Moment > Travel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올해의 마지막 비행기: 냐짱 여행  (3) 2019.11.03
코타키나발루의 선셋 (2019)  (0) 2019.09.05
올해의 바다 (2018)  (2) 2018.12.31
바다, Okinawa (2016)  (3) 2016.07.17
강릉 (2016)  (2) 2016.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