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참한 날들이다

2020. 7. 10. 15:01In the Box

하루에도 몇번씩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은 나날이다. 태어난지 6개월 된 아기를 대상으로 성착취를 하고, 유아의 성착취물을 보기위해서 또 다른 유아동에 대한 성범죄를 조장한 손정우가 고작 1년 6개월 형을 살고 석방되었다. 미국으로의 송환도 불허되었다. 한국 법정에서 제대로 단죄하여 한국 내 아동청소년 범죄에 경종을 울린다는 말도 안 되는 개소리가 이유였는데, 그런 한국 법정에서 손정우에게 1년 6개월 형을 내렸다. 일사부재리의 원칙으로 손정우는 같은 죄목으로는 다시 처벌받지 못한다. 한국에 법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법대로만 처리했어도 최대 10년 형까지는 나올 수 있었다고 한다. 성인 여성, 미성년자 여성, 그리고 어린이, 걷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유아, 아동까지. 한국의 성범죄는 어디까지 가는가. 내려가고 내려가고 그리고 아무도 제대로 처벌받지 못한다. 조주빈은 매일 반성문을 쓰고 있다지. 손정우는 세계 최대의 유아 성 착취 사이트를 운영해서 40억을 벌었고 그 돈으로 변호사를 사서 그렇게 풀려났다지. 제2의 조주빈과 제2의 손정우는 판결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 또다른 N번방과 웰컴투비디오를 만들겠지. 바보가 아닌 이상 너무나도 명확히 보이는 미래가, 사법부는 안 보인다고 한다. 모욕적이고 치욕적이고 처참하고 절망스럽다.

그와중에 안희정은 모친상을 성대하게 치렀다. 성대하게라고밖에는 할 말이 없네. 성범죄자 주제에 얼굴을 빳빳하게 들고 정치권 인사의 조문을 모두 받았다. 인터뷰도 했다. 코로나 시국에 많은 애도가 조용하게 이루어지는데 성범죄자 주제에 나 아직 살아있다, 방송과 언론과 정치인들을 통해서 위풍당당하게도 과시한다. 안희정이 그럴 수 있었던 건 범죄자를 아직도 도지사 취급해주는 정치인들 때문이지. 대통령, 국무총리, 서울시장, 국회의원, 권력의 이름을 단 자들이 조문을 가고 조화를 보냈다. 미친 거 아니야? 피해자는 이제 막 가해자와의 손해배상 소송을 시작했다. 국가적으로 쏟아진 2차 가해 속에서, 유력 대권 주자라는 가해자의 엄청난 위력 속에서 간신히 가해 사실을 입증해냈다. 그런데 가해 사실이 입증된 후에도 안희정의 위력은 남아있다. 대통령의 이름으로 온 조화가 피해자에게 어떤 압박이 될 지, 손해 배상 소송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정말로 한 톨도 생각해보지 않은 걸까. 그들의 연대, 정말 눈물이 나도록 끈끈하고 잔인하다. 

대통령과 여권 인사들의 끝없는 조문 행렬과 안희정의 행태와 손정우를 풀어준 사법부와 강영수 판사에 분노한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박원순의 성추행 가해 사실이 드러났다. 3년간 비서를 성추행했고 피해자는 텔레그램 증거를 모아 고소했다. 그리고 박원순이 유서를 쓰고 사라졌고 자살했다. 씨발. 피해자가 견뎠던 3년과 또한 차기 대권 주자였던 권력자를 고소하는 데에 필요했을 용기가 마땅히 보상받을 수 있는 방법이 사라졌다.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었다. 그리고 박원순은 서울시에서 5일장으로 시민장을 치러준다고 한다. 씨발! 미쳤나요, 다들? 그러니까 다들 죽잖아. 죽으면 그냥 묻어버리니까. 그러니까 죽는 거야. 당신들이 자살을 방조하고 있는 거라고. 조민기때도 그랬어. 그냥 죽어버리면 피해자는 어떻게 하라고? 정세랑의 시선으로부터, 에 아주 명확한 문장이 나온다. 

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였다.
그가 죽이고 싶었던 것은 그 자신이기도 했겠지만 그보다도 나의 행복, 나의 예술, 나의 사랑이었던 게 분명하다. 그가 되살아날 수 없는 것처럼 나도 회복하지 못했으면 하는 집요한 의도의 실행이었다. - 시선으로부터, 정세랑

그리고 또 대통령과 여권인사들과 조희연과 안희정 모친상에 대통령이 보낸 화환의 의미를 비판했던 심상정까지 그의 명복을 빌며 2차 가해를 한다. 대체, 어쩌려고들 이래요? 그가 인권변호사로서 이루었던 업적과 서울시장 초기의 혁신적인 모습들? 그래서 지금 더 분노로 미쳐 날뛰는 건데? 그런 사람이었으니까 피해자가 있든 말든 권력을 가진 이들이 줄줄이 성명문을 낸다? 서울시 주도로 시민장을 한다? 미쳤냐고요. 여당은 지금 박원순 명복을 빌 게 아니라 니네 당 상태를 탈탈 털어서라도 다음 사태를 막아야 될 거 아니야. 안희정때 대가리만 자르고 안희정 성폭력을 묵인하고 방조하고 동조했던 사람들, 피해자를 2차 가해했던 사람들, 그 사람들 제대로 안 잘라내고 처리 안 해서 이 사단이 지금 또 난 거잖아. 피해자가 서울시청 직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받지 못했다잖아. 2차 가해자였던 안희정 최측근을 또 박원순 측근으로 발령했잖아. 정신 못 차리니? 

정말 그냥 다 죽여버려야 되려나? 너 죽이고 나도 죽는다 전술로 가야되는거야? 줄줄이 한국을 탈출하는 엑소더스도 하나도 신경 안쓰지? 대통력 직속 정책기획위에서 20대 남성 지지율이 떨어지는 원인으로 페미니즘으로 무장한 이기주의 집단(20대 여성) 때문이라고 했다지? 한국 망해 그냥. 이따위 나라가 대체 뭔 소용이야. 천천히 출산율 저하돼서 사라지지 말고 그냥 한 방에 다 죽어. 사라져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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