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틀어서

2021. 3. 3. 12:51In the Box

길을 틀어서 가보기로 했다. 생각보다 엄청난 결정이지만 생각보다 쉽게 결정했고 일단 하고 있다.
너무 가볍게 결정했나, 가끔은 그것이 나를 괴롭히지만 요즘은 생각보다도 행동을 먼저 하려고 노력 중이니 불안을 잠재워본다. 생각을 (너무) 많이 하던 태도에서 벗어나는 일은 가끔은 기껍고 가끔은 너무너무 불안하고 그렇다. 사실은 아직도 잘 모르겠어. 내가 길을 잘 들어선 것인지 이러다 너무 늦어져서 아무것도 못 돼 버리는 건 아닐지. 생각함으로 살아있던 내가 죽은 길로 들어서는 건 아닐지. 아니면 그저 죽도록 노력할 준비는 아직 안 돼있는 게 아닐지. 여러가지 생각이 들고 그럼 또 불안해지니까 다시 차단.

조명을 끄는 것처럼 생각을 차단하라는 말은 회사에서 자주 들었던 말이다. 회사의 일에 너무 얽매여서 벗어나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내게 사수나 선배들이 종종 해줬던 말. 회사에서 벗어나면 스위치를 꺼야 해.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 어떻게 일을 스위치 끄듯 끌 수 있지? 궁금했고 나는 그런거 잘 안되는 사람인가 왜 안되지, 탓해보기도 했는데 요즘은 어떤 의미인지 약간 알 것 같다. 차단해야지, 하고 끄는게 안된다면 그냥 다른 일에 바로 집중을 해버리면 된다.

그냥, 하는 거야. 생각은 접고. 

 

+

더해서 최근에 그냥 하기로 한 것들: 비건 지향 (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일단 고기없는 하루를 늘려보고 동물성 단백질도 조금씩 줄여보기로 함), 운동(꾸준히 달리기, 꾸준히 PT받기, 근육 신경쓰기), 상담(내일모레 첫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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