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2021. 11. 7. 00:11In the Box


외로움을 덜 느끼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
건지 나는 항상 궁금해했다. 곁에 있던 사람이 사라지고 나니 누구와도 깊게 연결되지 않아있다는 생각이 들고 깊게 외로워진다. 친구들이 있다.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보고 만나기도 하고 혼자의 시간을 잘 보내려고 해봐도 문득문득 차가울 정도로 느껴지는 혼자라는 감각이 버겁다. 캐나다에 있을 때 시차가 달라서 그랬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 어쩌면 그저 그렇게 다들 자신의 삶을 사느라 깊게 연결된 선은 한 두개만 유지하고 지내기 때문이었을까? 얕은 관계들에서 오는 안정감과 즐거움도 있지만 깊고 무거운 관계가 주는 애정이 이렇게나 크고 소중한 것이었구나. 이제야 느끼는 것이다. 이래서 사람들이 나쁜 관계도 끊어내지 못하는 걸까?

내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에너지를 얻는 만큼 사람들과의 관계때문에 외롭고 불안해지기도 한다는 걸 알고는 있는데. 여러 친구들에게 조금씩 작은 애정을 받으면 된다는 것도 알고 있는데. 모르겠네, 충분하지가 않은건지, 자잘하고 일상적인 거절들을 받아들이기엔 내가 지금 너무나 약해져있어서인지. 하지만 그걸 친구들에게 요구할 수도 없는 노릇이긴 하다. 결국은 나의 문제로, 내 마음의 문제로 돌아간다. 하지만 정말 혼자서는 다 이겨내긴 어려운데 어떡해?
어디까지 어떻게 털어놔야 하는지 모르겠다. 각 잡고 자리를 잡아서 털어놓는 것도 한두번이지. 말하지 않으면 모르니까,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데, 그것도 참 쉽지가 않다.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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