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lzkammergut, Austria (2015)

2015. 8. 2. 14:00The Moment/Europe (2015)


네 번째 도시 잘츠부르크. 

프라하에서 체스키 크룸로프로 넘어가고, 체스키에서 잘츠부르크로 넘어가는 일정이었다. 잘츠부르크를 베이스캠프 삼아 잘츠캄머굿과 독일의 베르히테스가덴을 다녀올 생각이었다. 


그러나 계획은 역시 어그러지기 마련. 체스키에 도착한 순간부터 한국 장마같은 장대비가 쏟아지더니 결국 잘츠부르크로 떠나기 직전에야 겨우 멈췄다. 당일치기라 인포메이션 센터에 캐리어를 맡겨야 했는데, 꽤나 예쁘다고 생각했던 돌바닥에 저주라도 퍼붓고 싶은 심정이었다.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하자 정신은 반쯤 나갔고, 인포가 점심시간이라고 문을 닫은 순간부터 그냥 체념했다. 한 번 더 캐리어를 끌고(거의 들고) 가까운 음식점으로 들어가 느긋하게 밥을 먹었다. 다시 끌고 들고 올라온 캐리어를 인포에 맡기고 인포 바로 아래 카페에 들어가 디저트를 먹었다. 나갈 생각은 하지도 않고 일기를 쓰고 정산을 하고 수다를 떨며 체스키에 할당된 하루를 보냈다. 정말정말 아름다운 곳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 많이 기대했던 곳이지만 꽤 괜찮은 카페에서 꽤 맛있는 디저트를 먹으며 쉬다보니 이런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빈셔틀을 타고 세네시간 달려 도착한 잘츠부르크에서는 이번 여행 최대의 실수를 저질렀다. 힘겹게 캐리어를 끌고 도착했건만 예약 내역이 없다고. 뭐라고..? 여행 떠나기 직전에 정신없이 숙소를 바꾸는 바람에 날짜를 하루 미뤄 예약했던 것이다. 머리속이 새카매지는 기분으로 호텔 직원이 준 와이파이로 다른 숙소를 급히 예약했다. 다행히 식이와 함께 있었고,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친절했고, 거리도 깔끔하고 안전했다. 급히 잡은 숙소는 비쌌지만 아주 좋았고. 허허.


긴장이 풀리자 눈물이 났고, 온몸에 힘이 다 빠졌다. 꽤 빡세게 잡아두었던 일정을 바꿨다. 베르히테스가덴 안녕, 쾨니히 호수 안녕. 다음에 또 볼 일이 있겠지.... 샤프베르크 산악열차만 타고 잘츠부르크에서 쉬기로 했다. 뭐........ 샤프베르크도 정상에 다 도착하니까 비 오고 우박 내리고 난리였고....... 내리기 직전에 갰지만..... 갱쟈나.......




2015.06 Canon EOS 650D @Salzkammergut


와, 유럽이다. 싶었던 자연자연 오스트리아. 무지 좋았다 :)









   


고니. 실은 꽤 사납다고 해서 가까이 가진 않았다.









2015.06 Canon EOS 650D @Salzkammergut


잘츠부르크에서 샤프베르크 산악열차를 타러 가는 방법은 버스와 유람선 두 가지가 있었다. 좀 더 비쌌지만 당연히 유람선 선택. 잘츠부르크 최고의 선택이었지, 암.









2015.06 Canon EOS 650D @Salzkammergut


역시 자연이구나, 언젠가는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고 생각하며 넋 놓고 산과 호수를 바라보았다. 지나며 본 사람들은, 현지인보다는 별장에 놀러온 사람들 같았지만.









2015.06 Canon EOS 650D @Salzkammergut











2015.06 Canon EOS 650D @Salzkammergut











2015.06 Canon EOS 650D @Salzkammergut











2015.06 Canon EOS 650D @Salzkammergut











2015.06 Canon EOS 650D @Salzkammergut


사진을 찍는 나를 돌아보며 씩 웃으며 사진 찍으라는듯 자리를 비켜주었지만 실은 당신이 있는 풍경을 더 찍고 싶었는데. 그냥 마주 씩 웃어주었다.









2015.06 Canon EOS 650D @Salzkammergut


정상에 올라가는 내내 맑고 예쁘더니만 도착하기 5분전부터 우박이 내렸다. 결국 눈 앞까지 안개가 차올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샤프베르크. 역시나 그냥 체념하고 허허 웃으며 그래, 안개낀 것도 괜찮네 하며 안개 속을 헤집고 다니다가 막차를 타러 가는데 갑자기 해가 났다. 구름 속에서 쏟아진 빛이 그대로 호수까지. 아, 왜 이제서야. 영 타이밍 안 맞아 아쉬웠지만 그 쏟아지는 빛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속상한 맘 달래기에 충분할 정도로.  









2015.06 Canon EOS 650D @Salzkammergut


너도 안녕, 언젠가 맑은 날 또 볼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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