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nezia, Italia (2015)

2015. 8. 14. 14:47The Moment/Europe (2015)


다섯번째 도시, 잘츠부르크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도착한 베네치아. 


부다페스트에서 프라하까지 야간열차 한 번 타봤다고 이번에는 여유만만하게 야간열차를 기다렸다 탔는데, 오마이. 나는 잘츠부르크에서 새벽 1시 반에 기차를 탔는데 내 객실에는 이미 두 명이 자고 있었다. 아침에 들어보니 빈에서 출발했다고... 내 침대는 3층, 근데 너무 높고 좁고 사다리는 무섭고 사람들 깰까봐 미안하고 올라가도 겨우 눕기만 할 수 있을 정도로 천장은 가깝고 ㅋㅋㅋㅋㅋ 심지어 엄청 높은데 작은 팔걸이? 하나뿐. 떨어지면 최소 중상이다 싶어 벽에 붙어 잤었다.


기차는 부다-프라하 야간열차보다 훨씬 깨끗하고 아주 시원하다못해 추웠지만 정말 불편했다 ^_T 혹시라도 누군가 야간열차 예약을 하려고 한다면, 부디부디 제발 아래층으로 예약하시길.... 나는 뭘 믿고 3층을 했지? (...)


그렇게라도 자면서 도착한 베네치아. 아침에 준비가 늦어 못 내릴 뻔 했다. 기차, 자그레브까지 가는 거였는데..... 그래도 겨우겨우 닫힌 문 열어가며 무사히 베네치아에 도착. 씻지도 못하고 모자는 망가지고 아주 꾀죄죄한 모습이었지만 베네치아는 정말 반짝반짝, 그 자체였다.


실은 베네치아는 크게 기대한 도시가 아니었다. 잘츠부르크에서 피렌체로 바로 넘어가고 싶었는데 영 여의치 않아 경유지로 선택했던 도시. 많이들 아름답다고 했지만, 그냥 상업도시일 것 같아서 가도 그만, 안 가도 그만이었던 것이다. 직접 와서 본 베네치아는 상업도시가 맞다. 비싸고 비싸며 비싸다... 


하지만 아침햇볕에 반짝이는 바다를 보는 순간, 다들 베니스-베니스 하는 이유가 있다는 걸 깨달았지. 밤보다 낮이, 낮보다 아침 햇살에 더 아름다운 도시. 수상도시인 만큼 정말 어마어마하게 더웠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어딜가서 이렇게 계속 바다를 가르며 다닐 수 있을까? 





2015.06 Canon EOS 650D @Venezia



색색깔의 건물보다 눈이 부실정도로 햇살에 부서지는 바다에 반했다. 









2015.06 Canon EOS 650D @Venezia











2015.06 iPhone 5 @Venezia











2015.06 Canon EOS 650D @Venezia


물론 알록달록 색색으로 물든 모습도 아름다웠다. 상큼하고 활기차다. 파란 배를 몰고 빨간 골목으로 꺾어 들어가는 이탈리아노










2015.06 Canon EOS 650D @Venezia












2015.06 Canon EOS 650D @Venezia











2015.06 iPhone 5 @Venezia




첫 날은 온통 바다, 온통 바포레토만 타고 다니며 바닷바람을 맘껏 맞았다. 뜨거운 햇살도 흔들리는 배도 다 정말 다 괜찮아

















2015.06 Canon EOS 650D @Venezia


해질녘의 베네치아 사진은 나중에 따로 올리고 싶어 바로 밤 깊은 베네치아. 산 마르코 광장엔 해가 지면 마주 본 두 카페에서 두 밴드가 연주를 시작한다. 귀에 익은 곡들이 광장을 가득 채우고 우린 카페 손님들 뒤에 서서, 산 마르코 광장 아무데나 털썩 앉아서 음악을 들었다. 밤이 되어도 베네치아의 공기는 뜨뜻했고, 베니스 모기는 아주 지독했다.









베네치아를 떠나는 날 아침,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섬을 돌아보고 싶단 생각에 캐리어를 호스텔에 맡기고 바포레토 드라이브를 나섰다. 섬을 한 바퀴 돌고싶었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아 산 마르코 광장까지만 가기로 하고 섬 밖으로 크게 돌아가는 바포레토를 탔다. 


산 마르코 광장에 도착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렸지만 우리는 이 짧은 일정이 아쉬워 조금만 더 가보기로 했다. 한 정거장만 더, 한 정거장만 더, 하다가 내렸던 곳. 본섬을 떠나지는 못했지만 확실히 섬의 중심부보다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나는 곳이었다. 


작은 골목, 빛 바랬지만 여전히 예쁜 알록달록 색색들, 쨍한 햇볕 아래 널린 귀여운 빨래들. 카메라 든 관광객은 우리밖에 없던 작은 마을. 


어딜가나 빨래는 사랑스럽다. 



2015.06 Canon EOS 650D @Venezia












2015.06 Canon EOS 650D @Venezia



그런데 생각보다 너무 멀리 와서 돌아가는 길은 험난했다. 눈에 밟히는 골목들을 놓아두고 허겁지겁 중앙역으로 향했다. 겨우 산 마르코 광장까지 걸어가서 배를 탔는데, 고장이 났는지 원래 루트에서 벗어난 곳에서 정박해 다른 배로 갈아타게 되었다. 나는 기차 놓칠까봐 안절부절, 식이는 나를 달래며 겨우 중앙역 도착. 도착하자마자 식이가 호스텔로 날아가 캐리어 두 개에 베낭 두 개를 끌고 들고 역까지 날아왔다...... 덕분에 무사히 피렌체 가는 기차를 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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