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ce>, once more

2015. 10. 6. 01:43Like/Play


윤도현과 전미도가 가이와 걸을 맡았던 원스 라이센스 버전을 보고 싶었지만 결국은 못 봤다. 그래도 아 끝났네? 정도로만 생각하고 큰 아쉬움 없이 넘어갔다. 아마 그땐 원스를 봤을 때 그 느낌을 잠시 까먹어서, 원스가 어떤 작품인지 잠깐 잊어서 그랬을 거다. 내한 원스를 보고오니 우리말로 듣는 원스를 못 본 것이 얼마나 아쉽던지. 


그러다가 얼마 전, 원스가 내한했다길래 그리고 이번엔 상황이 짝짜쿵 잘 맞아서 보러 갔다. 


영화는 내내 잔잔하고 그 여백이 미치도록 쓸쓸하고 좋았다면, 뮤지컬은 꽤 발랄했고 좀 더 직관적이었고, 꽉 차 있으면서도 쓸쓸하고 좋았다. 이야기와 감정이 넘버로 이어졌다. 안무가 분위기를 더했고, 장면 전환도 마치 안무처럼 넘버처럼 너무나 완벽했다. 이야기, 넘버, 대사, 안무, 장면 전환, 배우들, 연주, 감정과 분위기까지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정말 좋았다. 

아, 이 연출 정말 어쩔거야. 어쩜 이렇게 영화와는 다른 뮤지컬스러움을 살리면서도 영화의 그 감성을 이어올 수가 있는거지... 곱씹을수록 감탄에 감탄. 


원스의 넘버야 모두 좋지만... 특히 falling slowly가 시작될 땐 소름이 오싹. 그때야 후회했다. 아, 라이센스 왜 안 봤지. 

가장 좋아하는 if you want me는 영화에서의 그 어둑함과 쓸쓸함을 좋아하지만, 공허한 무대와 조명, 안무로 표현한 그 쓸쓸함도 정말 좋더라.

그리고 1막의 마지막, 영화에선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던 gold를 보면서 울컥. 애상이나 연민이 아니라 감동으로 울컥한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다시 보고 싶지만 다시 보고 싶지 않은 것도 참 오랜만이다. 맘이 꽉 찬 밤.



     


guy Michael Mahony girl Megan Riordan


내가 본 가이는 사진의 저 사람이 아니라 가이의 언더스터디로 오른 Michael. 근데 글랜이랑 닮아서 몰입도 최고. 노래도 연기도 좋았다. 걸은 무대에선 정말 어려보였는데 배우는 생각보다 나이가 많아서 깜짝. 약간 엠마 왓슨을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역시 노래도 연기도 좋았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