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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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9월
허덕대는 사이에 개강을 했고 정신없이 첫 주를 보내고 다시 추석 연휴를 맞았다. 어느새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9월. 어느새 두 번째 주가 지나가고 연휴는 끝나고 있다. 앞으로 남은 날이 아득하다. 즐겁기도 우울하기도 힘차기도 외롭기도 하다. 이제 꽤 '오래되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학교를 다녔다. 새내기때 선배가 데려가던 밥집와 카페, 술집과 학교의 여러 공간들, 나는 새내기때 넓혔던 딱 고만큼 내 영역을 만들고 그 안에서 맴돌았다. 익숙해지면서도 늘 낯설었고 가끔 찾아가면 반가움이 불쑥 앞서다가도 군데군데 꽤 아픈 기억들이 새겨져 있어 끙, 하고 시선을 돌리게 되는 곳들이었다. 한 학기를 쉬고 한 학기는 혼자 다니고 또 한 학기는 다니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오랜만에 학교에 동기들이 많이 보였다. ..
2014.09.09 -
꽃, 아침고요수목원
수목원보다는 야외정원 같았던 아침고요수목원. 썩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좀 인위적이란 생각도 들고 사람도 너무 많았고. 그래도 꽃을 보니 기분은 좋아졌다. 자글자글 피어난 꽃들을 위에서 바라봄. 별이 꽃처럼 핀 밤하늘같단 생각을 했다풀빛 푸릇한 밤 하늘에 색색깔 별이 뜨면 어떨까? 기분이 좋아지는 상상 ~.~
2014.08.29 -
모래놀이, Thames River (2013)
런던의 오후
2014.08.19 -
제너럴닥터에 사는 순이
제너럴닥터에는 고양이가 산다. 포근한 분위기에서 오렌지 에이드를 마시다가 마주친 녀석들, 중 멋있는 무늬를 가진 요 녀석. 가까이서 보니 눈도 예쁘다. 눈이 빌리를 닮았다. 뽀송뽀송 발도 예쁘얀 뽀얀 턱받이도 예쁘고.......... (하아)한참을 바라만 보고 있으니 주인 언니가 와서 "순해요"하고 말을 걸었다. 순해서 이름도 순이라는 이 아이는 왼쪽 귀가 잘려있다. 오랜 길고양이 생활을 하면서 중성화 수술을 하고 그 표시로 귀를 잘랐다고. 제닥에 오기 전까지 꽤 험난한 삶을 살았다는데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사람들을 가까이 하지 않고 거칠었다고 한다. 지금은 사람들을 많이 받아들이고 제닥에서 가장 순한 고양이가 되었다지만 왠지 갑자기 묘하게 미안해졌다. 묘하게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고. 묘한 뇨석 궁디를 팡..
2014.08.16 -
슈퍼문
140811 2:12 am 슈퍼문 언젠가 가족끼리 차를 타고 어딘가 다녀오던 밤, 차에서 창 밖을 구경하다가 빌딩에 걸린 하얀 빛을 봤다. 아주 밝고 하얗게 빛나고 있었지만 분명 단단하고 동그란 형체였다. 처음엔 당연히 조명이라고 생각했는데 지평선에 걸리고 건물 사이로 보일만큼 큰 조명이 있을리가 없지. 너무 커서 보면서도 믿을 수 없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넋을 잃고 달을 바라보다가 집에 도착했는데 진짜였는지 꿈이었는지. 지금까지도 신기한 기억으로 남아있는데 그날도 달이 지구에 가까워지는 날이었던 걸까. 사진 속 슈퍼문들이 내 기억 속 그 달과 닮아 있었다. 그 후에도 몇 번 슈퍼문이 뜬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기다려서 본 건 오늘이 처음이다. 그 때만큼은 물론, 평소 달과도 그렇게 차이나게 큰 것 같지..
2014.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