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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 벗어나지 않고 벗어날 수 없고 그들만의 규칙을 지키며 타인의 접근을 철저히 막는, 부족.남명렬 배우가 연기한 크리스토퍼는 언어를 신봉하지만 소통은 전혀되지 않는 인물이다. 자기는 옳고 다른 것은 틀린 것이라는 그 태도. 연상되는 인물이 있어 가장 강렬했고 가장 불편했고 가장 보고 있기 괴로웠(짜증났)다. 빌리와 실비아의 이야기보다도 크리스토퍼와 다른 가족들의 관계에 집중하게 된 것도 아마 그 때문인 것 같다. 무서운 내용은 아니었지만 꽉 막힌 답답함, 전혀 소통되지 않는 대화들 때문에 너무 무서웠다. 소리는 나고 있지만 아무 것도 없었다. 빌리가 소리를 거부하고 수화를 택한 것도 그 때문이겠지만 빌리 역시 실비아와 '대화'하지 못하는 상황에 또다시 암전... 뚜뚜.... 마지막은 ..
2014.11.15 -
연극 <로풍찬 유랑극장>
이 극장은 두 시간으로 줄인 천 만 년을 여섯 평으로 좁힌 억 만 평을 가리고 있다네이 극장의 어둠 속에서 똑똑한 사람은 바보보다 더 바보스러워지고 바보는 똑똑한 사람보다 더 지혜로워진다네이 극장의 어둠 속에서 현해탄은 남대문으로 남대문은 자전거로 자전거는 커다란 돌로 바뀐다네이 극장의 어둠은 황금빛을 푸른빛과 붉은빛으로 나누지 않고 검은빛은 하얀빛으로 푸른빛과 붉은빛을 황금빛으로 모아낸다네극장 안에는 극장 밖에 꺼진 밝은 세상이 있다네 극장 안에는 극장 밖에 꺼진 밝은 세상이 있다네 ... 소를 가죽외투로 곰을 털모자로 돼지를 군화로 만드는 이 세상에서네가 하지 않으면 그 누가 가죽외투가 소의 울음소리를 내도록 털모자가 으르렁거리는 곰이 되도록 군화가 새끼돼지를 낳도록 할 것인가 호랑이를 방석으로 말을..
2014.11.01 -
연극 <프랑켄슈타인>, 인간의 원죄...?
스포일러 주의 인간의 원죄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었던 연극 원죄는 과연 있는가? 인간의 공포심이 원죄일까, 인간의 외로움이 원죄일까, 아니면 '인간'이 원죄일까? 빅터는 공포때문에 피조물을 버렸고, 버려짐으로써 크리처는 첫 번째로 괴물이 되었다. 인간들은 공포에 질려 크리처를 미워하고 때리고 버렸고 크리처는 두 번째로 괴물로 자랐다. 단 한 명, 사랑과 애정으로 그를 품어준 드 라쎄 덕분에 지식뿐 아니라 감정, 감각, 삶을 느껴가고 인간이 되고 싶어했지만 그의 아들과 며느리는 공포로 인해 크리처를 몰아내고 크리처는 한 번 더, 그리고 확실히 괴물이 된다. 드 라쎄의 집에 불을 지르는 크리처의 모습은 분명 섬뜩하고 두려운 괴물이었지만, 동시에 크리처는 여전히 순수했다. 순수해서 오히려 더 지독하게 무서워질수..
2014.10.29 -
연극 <반신>, 고독-고독 = 고독
(늘 그렇듯 스포일러 가득한 감상) 유리동물원 보러갔다가 포스터에 낚여서 예매한 연극 다시 한 번 느끼는 거지만 푸른티켓은 정말 사랑이다. 반신은 샴 쌍둥이의 이야기. 일본 연출가 노다 히데키가 하기오 모토의 단편 만화를 각색해 올린 연극으로 초연은 거의 20여년 전이다. 유명한 연출가와 유명한 만화가라는데 사실 나는 둘 다 모르겠다.... 그냥 샴 쌍둥이를 표현한 이 포스터가 너무 매력적이여서(포토샵이 아니라 무늬를 전부 실제로 그려서 촬영한 것이라고 해서 무지 놀람), 그리고 여배우 둘이 관심가는 배우들이라 본 거였다. 주인공 샴 쌍둥이를 연기한 두 여배우는 넥스트 투 노멀에서 나탈리로 본 김유영 배우 - 지금은 개명한 전성민 배우와 별무리를 보진 못했지만 본 사람들에게 연기가 엄청 좋다는 얘기를 들..
2014.10.04 -
살기 위해 뿔을 꺾는 사람들과 연극 <유리동물원>
연극 테네시 윌리엄스 작한태숙 연출 아만다 김성녀톰 이승주로라 정운선짐 심완준첼로 최영 8.6~8.30 @명동예술극장 명동예술극장에서 올리는 극은 앞으로 잘 챙겨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멍해지고 생각이 많아지고 배우들이 만들어가는 이런 연기와 극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았다. 무대와 조명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미장센도 너무 아름다워서 보는 내내 이야기에 이미지에 취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푸른티켓 이용할 수 있는 날이 그리 오래 남지 않았기 때문에.....!! 전석 만원일 때 더 열심히 봐둬야겠다고 다짐했다.(푸른티켓 짱! 그런고로 반신도 예매완료....ㅋㅋㅋㅋ) 스포일러 포함뭐가? 생각하는게. 생각하는게 힘들다. 기억하는 것이 힘들고 뿔을 꺾지 않은 채 살아가는 것이 힘들다. 연약하고 심약한 로라의 ..
2014.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