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oment(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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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2016)
3월에는 강릉에 다녀왔다. 항상 시끄럽고 재미있는 하나나 모임 ㅋㅋㅋ 바쁘단 핑계로 오래 묵혀두었던 사진을 꺼내서 보정을 하는데 얼굴에 행복, 꺄르륵 이런 단어가 써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여행은 참 좋다 꽈리인가? 치자? 검색해보니 치자같다. 치자로 염색한 노란색 좋아함. 바다는 늘 좋고 그래서 매우 신이 났습니다. 강릉에선 먹고 걷고 뛰고 사진찍고 또 걷고 마셨다. 바다같던 경포호. 미나가 예쁜 사진을 많이 찍어줬다. 그리고 비눗방울 놀이. 쪼다들과 사진 찍을때 쓰려고 소품으로 샀던 건데 정신없어서 사용을 못했다. 놀리면 뭐하나 싶어서 가지고 갔는데 덕분에 아주 신나게 놀았음 미묘! 좋네 강릉 ⓒ 2016. 민하(mano) All pictures cannot be cop..
2016.07.08 -
올해의 동네잡기 결산
2015년 올해의 동네잡기 결산 주로 봄과 여름에 카메라를 들고 동네 산책을 다니며 사진을 찍곤 했다. 매일매일 무심하게 지나쳐 다니다가 사진을 찍으러 가면 새삼 놀란다. 여기도 꽤 많이 변했네, 시간이 꽤 많이 흘렀네. 그리고 또 가끔은, 여긴 하나도 안 변했네. 12년 반은 저쪽에서, 또 12년쯤은 이쪽에서 매일매일 어떻게든 스쳐가는 동네. 내가 좋아하는 동네. 오래된 나무와 건물들이 꽤 멋진 동네. 매일매일 시간이 조금씩 내려앉고 있는 동네. 가끔은 시간에 눌려 무너질 것 같은 동네. 많은 것들이 여전하지만 또 많은 것들이 사라진 동네. 그리고 12년 전부터 추진되던 재개발이 어쩌면 올해부터는 급물살을 타게 될 지도 몰라서 앞으로 더 많은 것들이 사라지고 바뀌어갈 동네. 그래서 일단 잡아 두기로 한..
2015.12.31 -
늑장 부리기
한 해가 간다. 올 해는 여행을 다녔다. 혼자 다녀온 여행 사진은 엮어 책으로 만들었고, 가족과 다녀온 여행 사진은 이제야 편집을 한다. 찬바람에 패딩을 여미고 손을 호호 불며 다니다가 여름 사진을 보는 기분은 묘하다. 사진도 가끔 묵혀두다 꺼내면 더 좋을 때가 있다.늑장 부린 것에 대한 뻔뻔한 합리화다. 여행을 다녀오고 바다의 마음으로 새로운 시기를 맞이해야겠다고 썼다. 바다의 마음으로 살았을까? 유영하며 둥둥 떠내려가는 것처럼 지내기는 했던 것 같다. 늑장부린 대가로 다시 9월의 크로아티아와 이탈리아를 되새겨보는 올해의 마지막 일요일.
2015.12.27 -
식구 +1
고작 3주전인데도 이렇게 작다. 요녀석때문에 한달이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겠다.어쩌다 이렇게 식구가 생겼다. 꼭 사람 아기처럼 손이 많이 가고 걱정도 많이 돼서 지난 3주는 내내 눈을 떼지 못했다. 이제 슬슬 집에도 적응해간다. 배를 온통 내밀고 자기도 하고 밥그릇이 차 있어도 캔 달라며 짹짹거리기도 한다. 2주만에 몸무게는 1.5배가 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개월 수에 비해 작은 편이다. 세게 물지도 할퀴지도 않지만 제법 무는 흉내는 낸다. 물론 그러다가 내가 으아! 아약! 엄살피우면 슬쩍 혀 내밀어 핥아주지만 귀진드기 청소도 싹 했지만 왜인지 귀지가 자꾸 생겨 일주일에 두세번은 닦아준다.코가 좀 건조한것 같아 젖은 수건을 거실에 널어두었다가 네 방에나 두라며 엄마에게 한 소리를 듣기도 했다.온 거실에 모..
2015.11.30 -
Sevilla, Spain (2015)
여덟번째 도시, 세비야. 로마를 거쳐오긴 했지만 로마에선 그저 비행기를 기다렸을뿐, 그리고 그 몇 시간도 더위에 지쳐 늘어져있었을 뿐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다. (그 와중에 뽐삐는 먹었다) 세비야는 이름으로 먼저 알았던 곳이다. 스페인어를 배우고 sevilla를 세빌라가 아닌 세비야로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어찌나 뿌듯했던지. ㅋㅋㅋ 고작 몇 달 배운 스페인어지만 써먹을 생각에 두근두근했고, 세비야는 스페인의 첫 도시였다. 그러나 세비야는 내게 참 고난의 도시였다. 예뻤고 사람들도 친절했지만 정말 무지막지하게, 정신을 잃을 수도 있겠다 싶게 더웠고, 설상가상으로 날 외롭게, 우울하게 하는 일들이 연달아 일어났었다. 외롭고 우울했던 세비야의 나 사실 세비야는 우울, 외로움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도시이다...
2015.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