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Vancouver(17)
-
느리지만 순식간에
느리지만 순식간에 흘러가는 하루하루들. 벌써 밴쿠버에 온 지 22일이 지났네 오후에 방에 들어온 햇빛 모양이 예뻐서 웃을 정도로 하루하루가 아직은 평화롭다. 물론, 슬슬 돈이 떨어져 가고 있고 슬슬 일을 구해야 해서 조금씩 맘이 무거워지지만, 시동 거는 게 여전히도 당연히도 쉽지가 않다. 그래도 억지로라도 첫 발을 떼고 생각은 그다음에 하자는 마음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주에 다녀온 보드게임 밋업도 그런 마음으로 다녀왔다. 언어 교환 밋업도 아니고 보드게임 밋업이라니, 대화도 자유롭지 않은데 게임을 할 수 있을까 조금 걱정했지만 일단 신청을 했다. 신청을 했으니 일단 시간을 맞춰 나갔고, 나갔으니 모임 장소인 펍에 들어갔다. 그런데 조금 일찍 온 탓인지 모임 장소라는 펍 2층에는 보드게임을 하는 사람은 ..
2020.02.20 -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6 집 구하기 여정
밴쿠버에 눈이 왔고, 눈이 온 다음날 비가 어김없이 종일 비가 내렸다. 지금 있는 집은 딱 한 달만 지낼 단기 룸렌트인데, 모든 것을 다 어색해 하는 뉴커머를 환대해주는 하우스메이트들이 있어서 조금 연장하고 싶을 정도다. 다음달부터는 감당하기 조금 어려울 정도로 렌트비가 오르고, 전체적인 집값이 오르기 전에 오래 지낼 방을 구해야 해서 연장하는 건 어렵겠지만. 나로서는 첫 월세에 첫 독립에 가족이 아닌 사람과 사는 게 재수학원 이후로 처음인데, 참 운이 좋다. 하메들 덕분에 갈비찜도 먹고.... 된장찌개도 먹고.... 빵도 계란도 하나씩, 하나씩 주는 마음이 고맙다. 그냥 냅두려면 둘 수 있는 것들인데. 나가기 전에 초콜릿이라도 사두고 나가야지. 하지만, 회사도 멀고 월세도 비싸고 이런저런 이유로 (생각..
2020.02.06 -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5 적응기
며칠 만에 시차 적응도 나름 잘 해가고, 불안하던 마음도 조금 가라앉았다. 여전히 치노 얘기만 나오면 울컥하지만, 치노도 밥을 먹었다고 하고(아직 많이 울지만) 기다려 볼 일이다. #NewComer 나는 뉴커머니까, 모든 경험이 다 처음일 수밖에 없지만 처음이란 건 그래도 역시 기억에 남기 마련이다. 3일 동안 여행자의 기분으로 머물렀던 에어비앤비에서 한 달 동안 지내게 될 셰어하우스는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었다. 고려해서 잡은 건 아니었는데, 다행히도 그랬다. 하우스메이트들이 친절해서, 하루 전에 열쇠를 받으면서 캐리어를 먼저 옮겨 두었다. 하필이면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서, 내 짐 들어주느라 하메들이 고생해줬다..ㅎㅎ 첫 내 방은, 생각보다 넓었고 좋았다. 애인이 영통으로 방 모습 보더니, 일 ..
2020.02.02 -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4 심난한 D-day, 유기견 이동봉사
1. 누가 보면 강제로 나가는 줄. 심난한 출국 D-Day 드디어 온 출국일. 마냥 설레고 기쁘지만은 않을 줄 알았으나 이렇게 심란한 줄이야. 출국 하루 전 치노를 탁묘처에 보냈는데 출국날 아침 애가 밤새도록 울었다는 짜증섞인 소식을 받았다. 적응하느라 꽤 오래 울 거라고 예상하긴 했지만 그 짧은 메시지가 타격이 꽤 컸다. 목이 쉬도록 울었을 치노도 걱정되고 탁묘 취소될까봐도 걱정돼서 답장을 하고서도 몇 시간을 멍하니 보냈다. 하필 어깨 통증도 출국 직전 재발해서 이렇게까지 나가야 할 일인가, 무리해서 나가는 건 아닐까 심난했다. 사실 무리해서 나가는 거 맞지만, 불안감이 터지면 미리 인지하고 있는 사실에도 휩쓸린다. 애써 불안을 다잡고 변곡점이 될 1년에 대해, 목적 없는 목적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하느..
2020.01.29 -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3 슬슬 시동 걸기
1. 출국 비행기표 구매 출국일을 정하고 비행기표를 샀다. 귀국일은 나중에 수수료를 조금 더 내고 미루는 걸로 하고 대한항공 직항 왕복 항공권으로 샀다. 처음엔 에어캐나다로 하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나중에 표 미루는 걸 좀 더 편하게 하기 위해서, 그리고 에어캐나다 캐리어 파손 이야기를 좀 많이 들어서 대한항공으로 마음을 바꿨다. 아무래도, 캐리어가 깨져도 대한항공에서 깨지는 게 클레임 걸기도 쉬울 테니깐. 올해 4월에 최종 레터를 받았고 퇴사는 6월에 했는데 1월 말에 떠난다. 그동안 야금야금 돈을 많이 까먹었다. 애초에 한국에서도 열심히 놀다 가려고 12월이나 1월에 떠나는 걸 염두에 두고 있긴 했지만 막상 떠나려니 조금 더 일찍 갈걸 그랬나 싶다. 한국에서 쓴 돈이 생각보다 (너무) 많기도 하고, ..
2019.12.04